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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관찰가 : 춘천의 리어카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

길을 걷다 보면 골목골목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폐지를 가득 실은 리어카들.
2021년 국립생태원은 공모를 통해 ‘폐지 줍는 어르신’이 아닌 ‘자원재생활동가’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상관찰가들은 그동안 스쳐 지나가기만 했던 자원재생활동가들과 우리 동네 리어카에 작은 관심을 내어 그 길을 함께 걸어 보았습니다. 우리 관심의 크기만큼 사회적 인식도 넓어질 수 있을 거라는 바람을 가지고요 
춘천시 효자동 일대 7명의 자원재생활동가와 동행하며 우리가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을 모아, 아래와 같이 우리동네 리어카 관찰보고서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목 차

일상관찰가란?

 도시 일상에서 관심이 적고 데이터를 수집하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들여다보고,  시민참여형 관찰과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해 도시 생활이슈를 발굴해보며,  협력적 문제해결 실험을 통해 대안을 고민해보는 춘천사회혁신센터의 프로젝트입니다. <일상관찰가 : 우리 동네 리어카>는 2021년 장애 이동권, 공원 일상관찰가에 이은 세 번째 프로젝트입니다.
  앞선 일상관찰가 활동이 궁금하다면?

일상관찰가 vol.3 : 우리 동네 리어카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일상관찰가 : 우리 동네 리어카>는, 폐지 수집 활동자원재생활동을 주제로 아래 3단계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강연] 리어카 보고서 I 주제 강연과 토론  [활동] 일상관찰가 프로젝트 I 참여 관찰을 통한 데이터 수집 및 시각화, 주제 공론장  [실험] 리어카 메이커 프로토타이핑 I 리어카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토타입 제작 실험
일상관찰가 vol.3 소개 및 모집 포스터
일상관찰가 ‘리어카 보고서’ 및 ‘프로젝트’ 활동 안내
리어카 메이커 프로토타입 제작 실험 현장

[강연] 리어카 보고서

자원재생활동의 구조와 생태계 측면, 환경과 일자리 측면, 지역사회 재활용 수집활동 실태에 관한 주제 강연
10월 4일 커먼즈필드 춘천 안녕하우스에서 진행된 리어카보고서 강연. 일상관찰가 프로젝트에 앞서 자원재생활동가를 둘러싼 다양한 이슈와 관점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활동을 준비해보는 시간이었어요
강연 및 토론 연사
 폐지 수집 노인과 자원재생활동가 @소준철 박사, <가난의 문법> 저자
 자원재생활동가와 친환경 @기우진 대표, 러블리페이퍼
 자원재생활동가와 복지 @양지훈 연구원, 인천고령사회대응센터
더 나은 리어카를 위해 우리는 어떤 상상을 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춘천의 리어카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 관찰을 준비하며_리어카에 관한 몇 가지 질문들

[프로젝트] 일상관찰가의 활동 여정

자원재생활동가의 수집 과정에 동행하며 관찰하며 수집한 데이터와 이슈를 정리했습니다. 총 다섯 회차로 진행된 일상관찰가의 프로젝트 여정을 소개합니다

1회차 : 킥오프

2회차 : 동행 관찰

3회차 : 회고 모임

4회차 : 데이터 정리 워크숍

5회차 : 이슈 도출 공론장

데이터 아카이빙 : 일상관찰가가 만난 자원재생활동가

리어카 발자국 한눈에 보기

자원재생활동가의 주요 이동 동선 지도화(mapping)
관찰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활동반경, 이동경로, 수집처, 경유지 및 방문처 등)를 시각화한 구글맵 *우측 상단 전체화면 버튼을 클릭하면, 전체 동선을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어요!

지도에 무엇을 담았나요?

동행 관찰한 7명의 자원재생활동가들의 이동경로를 표시해보고, 동선 안에서 발견한 주요 거점들을 지도에 표시해보았습니다.
고물상, 세탁소, 슈퍼마켓, 정육점, 공원, 복지관, 아파트단지 등 동네 골목이나 도로변에서 늘 지나치는 요소들을 기록해 표시했습니다.
매일 정확히 같은 동선으로만 이동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활동 반경과 주로 들르는 거점들이 무엇인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떤 데이터들을 발견했나요?

평균 수집일 수 (일주일 기준)
평균 수집활동 시간 (하루 기준)
활동기간
고정수집처
주요 수집품목
수집량 (하루 기준)
이동상의 위험요소
건강상태
활동의 동기
사회적 관계

자원재생활동가의 이야기

위에서 조사한 데이터들을 ‘자원재생활동가’ 저마다의 관점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자원재생활동가 A의 이야기

 평균 수집일 수 (일주일 기준)
 수집 활동 시간대 (하루 기준)
고정수집처
 주요 수집품목
 평균 수집량 (하루 기준)
 활동의 동기
 이동상의 위험요소
 평균 수입
 건강상태
 활동기간
 사회적 관계

자원재생활동가 B의 이야기

 평균 수집일 수 (일주일 기준)
 수집 활동 시간대 (하루 기준)
고정수집처
 주요 수집품목
 평균 수집량 (하루 기준)
 평균 수입
 이동상의 위험요소
 건강상태
 활동기간
 사회적 관계
 활동의 동기

자원재생활동가 C의 이야기

 평균 수집일 수 (일주일 기준)
 수집 활동 시간대 (하루 기준)
고정수집처
 주요 수집품목
 평균 수집량 (하루 기준)
 평균 수입
 이동상의 위험요소
 건강상태
 활동기간
 사회적 관계
 활동의 동기

자원재생활동가 D의 이야기

 평균 수집일 수 (일주일 기준)
 수집 활동 시간대 (하루 기준)
고정수집처
 주요 수집품목
 평균 수집량 (하루 기준)
 평균 수입
 이동상의 위험요소
 건강상태
 활동기간
 사회적 관계
 활동의 동기

자원재생활동가 E의 이야기

 평균 수집일 수 (일주일 기준)
 수집 활동 시간대 (하루 기준)
고정수집처
 주요 수집품목
 평균 수집량 (하루 기준)
 평균 수입
 이동상의 위험요소
 건강상태
 활동기간
 사회적 관계
 활동의 동기

자원재생활동가 F의 이야기

 평균 수집일 수 (일주일 기준)
 수집 활동 시간대 (하루 기준)
고정수집처
 주요 수집품목
 평균 수집량 (하루 기준)
 평균 수입
 이동상의 위험요소
 건강상태
 활동기간
 사회적 관계
 활동의 동기

자원재생활동가 G의 이야기

 평균 수집일 수 (일주일 기준)
 수집 활동 시간대 (하루 기준)
고정수집처
 주요 수집품목
 평균 수집량 (하루 기준)
 평균 수입
 이동상의 위험요소
 건강상태
 활동기간
 사회적 관계
 활동의 동기

이슈 아카이빙 :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고민과 과제

자원재생활동가들에게 우리는 어떤 이웃일까요? <가난의 문법> 저자 소준철은 이렇게 말합니다.
“한 개인의 삶은 국가, 산업, 혹은 같은 동네 주민인 우리들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다."
자원재생활동가 또한 우리 사회의 필수 구성원입니다. 이웃으로서 우리는 그들과 어떤 영향을 주고 받고 있을까요? 우리는 어떤 이웃이 될 수 있을까요?
일상관찰가들은 동행 관찰 활동 안에서 발견한 문제의식과 고민, 해결을 위한 과제를 정리해보고, 함께 나누며 구체화해보았습니다.

일상관찰가가 발견한 이슈

‘수집 - 보관 - 판매’ 과정에서 일어나는 위험들

쉴 틈 없는 수집 활동

자원재생활동가들의 하루는 고물상을 중심으로 수집, 보관, 판매 활동으로 나뉜다. 고물상은 판매처이지만 자원재생활동가들의 쉼터이다. 리어카를 대여해주고, 잠시 쉬며 차라도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중간에 마땅한 보관장소나 휴식공간이 없다보니 자원재생활동가들은 고물상까지 무거운 리어카를 끌고 이동해야 한다. 고정 수집처가 없는 경우 재활용품이 언제 어디서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수시로 돌아다녀야 한다. 실제로 우리가 만난 자원재생활동가들 대부분이 매일 쉬지 않고,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있다. 동네 구석구석을 쉴 틈 없이 돌아다녀야 함에도 수집활동에 비해서 얻는 수입은 턱없이 적었다.
‘관악구 재활용품 수거 어르신들의 생활실태와 개선방안’을 근거로 폐지 수거 노인들이 처해 있는 보편적인 실태를 짐작할 수 있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폐지 수거 노인들 중 하루에 8시간 이상 일하는 인원은 46명(36.2%)이었다. 폐지가 가게나 가정에서 불규칙하게 여기저기서 배출되기 때문에 수거구역을 하루 종일 계속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장시간 노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분석 내용이다.  재활용산업 먹이사슬의 끝에서 살아가는 ‘폐지 줍는 노인’

강도 높은 노동으로 인한 건강 적신호

자원재생활동가들의 운반수단은 대부분 리어카이다. 리어카의 무게는 보통 50~70kg이다. 리어카를 끌기 위해서는 리어카 자체의 무게 뿐만 아니라 리어카에 싣는 재활용품의 무게까지도 감당해야 한다. 리어카에 폐지를 가득 실으면 폐지 양만 200~300kg에 달하기도 하니, 300~400kg 내외를 끌고 다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모두 리어카에 짐을 가득 채워서 다니는 건 아니지만, 수십 킬로그램에서 수백 킬로그램 내외를 끌고 아스팔트 위를 다니는 건 청년들에게도 버거운 일이다.
폐지가 허리 높이까지 쌓이자, 수레 운행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10㎝ 정도 되는 보도 턱에 걸려도 수레가 옆으로 기울며 폐지가 쏟아져 내렸다. 노끈을 이용해 세게 고정해도 소용없었다. 쏟아지는 소리도 잘 들리지 않아 옆에서 알려주지 않으면 모르기 일쑤.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차가 멀리 보여도 수레를 빨리 끌 자신이 없어 선뜻 건너기 어려웠다. 탑골공원 앞 사거리의 약 50m 길이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목숨을 건다'라는 결심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됐다.  폐지 100㎏ 모아봐야 겨우 5000원… 노인들은 왜?
일상관찰가가 만난 자원재생활동가들 또한 건강이 염려되는 상태인 경우가 많았고, 건강을 돌볼 만한 시간적, 경제적 여유나 지원도 없었다. 체력적인 소모가 많은 노동강도에 비해 활동을 통한 수입은 턱없이 낮은 상태라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폐지 수거 노인의 직업적 손상에 대한 유병률은 일반 인구 대비 약 10.42배, 일반 근로자와 비교해 약 5.04배였다. 육체노동자와 비교해도 4.65배 높았다. 근골격계 통증 유병률 역시 어깨, 손목, 무릎, 발목 통증에서 일반 인구나 일반 근로자, 육체노동자 대비 높았다.  폐지 줍는 노인 건강 ‘적신호’...손상 유병률 일반인구의 10배

경쟁, 그리고 관리되지 않는 갈등

재활용품은 ‘먼저 줍는 사람이 임자’다. 암묵적으로 나눠진 구역에서 불안한 상태로 수집이 이루어지며, 새로운 경쟁자가 생길 경우 개인간 갈등과 싸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활동 연차가 많을수록, 알고 지내는 관계도 생기고 고정적인 제공처도 늘어난다. 상점 주인과 안면이 익은 사람이거나 주인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 특정한 사람을 정해 재활용품을 가져가게끔 하는 것이다.
고정적 제공처가 있을 경우 규칙적인 수집 활동과 일정한 수입원 확보가 가능하지만, 반대로 매일 정해진 시간에 가지 않으면 안 되기에 쉬지 못한다. 하루라도 빼 먹으면 제공처에서 달가워하지 않을 뿐더러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뺏기기 쉽다. 어떤 이들은 자원재생활동가들을 자신의 비용 절감에 이용한다. 마트, 아파트, 다세대 주택 등 대량으로 재활용품이 발생되는 곳에서는 건물 내부 청소를 하게끔 하고, 그 대가로 재활용품을 가져갈 수 있게 한다. 여기에서 피해가 발생한다 해도 자원재생활동가들을 보호할 방법은 없다.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환경

인도에서 리어카를 끌고 가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차도 위를 맨몸으로 리어카를 끌고 다닌다. 요즘엔 전기차가 많아져 소리를 못 듣고 깜짝 놀랄 때도 많다고 한다. 재활용품이 많이 나오는 저녁 시간을 이용해 작은 골목에서 재활용품을 줍고, 큰 골목에서 차를 만나는 경우 운전자의 제한된 시야로 교통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대부분 제대로 된 안전장비 하나 없이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그들을 지켜주는 건 야광조끼 밖에 없는걸까? 또한 심야 시간에는 ‘묻지마폭행’과 ‘음주 상태에서의 폭행' 등으로 피해를 보는 노인들도 적지 않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폐지 수집 노인 19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 기간에 동대문구에서 가장 많은 3명이 사망했고 종로구와 관악구에서 각각 2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광주에서는 만취한 20대가 운전을 하다 앞서 가던 리어카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새벽에 폐지를 줍던 70대 여성이 사망했다.  '불안불안' 폐지 수집 노인들…그들이 도로 위 주행하는 이유?  폐지줍던 노인 묻지마 폭행 40대 구속…출동 경찰도 폭행
더 많은 사고는 좁은 골목길에서 차량과 마주 치거나 이동할 때 발생되는 접촉사고이다. 리어카의 무게 때문에 주차된 자동차나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게 끄는 일은 매우 어렵다. 사람이나 주차된 차와 부딪히게 되면 치료비나 수리비를 물어줘야 한다는 두려움도 크다.

일상관찰가가 발견한 이슈  

재활용품 수집과 고령 노동의 상관관계
‘폐지 줍는 노인'이라는 말이 일상이 될 정도로 자원재생활동가들의 연령대는 대부분 높다. 우리가 만난 7명의 자원재생활동가중 대부분은 7-80대였고, 1명은 50대로 장애가 있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폐지 줍는 65세 이상 성인은 100명당 1명꼴(2017년 기준 약 6만6000명)이라고 한다.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위험한 일을 노인들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일을 하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고령사회(전체 인구의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분류되며 2020년, 65세 이상 노인은 81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5.7%를 차지)인 한국에서 2019년 기준으로 노인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43.2%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들은 이미 은퇴했지만 생계를 위해 일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일을 통해 빈곤을 벗어나기도 쉽지가 않다. 은퇴 이후 더 이상 노동하지 않게끔 되어 있는 한국 사회에서 노인 일자리를 통해 얻는 임시 일자리 등을 제외하면 임금노동 시장이나 공공근로 일자리에서 일을 구하기 어렵고 일자리가 없는 노인들은 자의든 타의든 재활용품 수집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남성 노인보다 여성 노인들은 숙련된 기술과 장기적인 경력을 갖추기 어려웠고 부족한 일자리(청소와 가사도우미 같은 서비스업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마땅치 않은 여성들)등으로 자연스럽게 거리로 나오게 된다. 결국 재활용 수집 노동문제의 내면에는 저임금, 여성, 노인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집약되어 있다.

일상관찰가가 발견한 이슈

위험을 줄이려는 시도와 사례들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제정

2014년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재활용품 수집•관리인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2020년 1월 개정됐다. 이후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조례가 제정되어 현재까지 55개에 이른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조례를 기초로 소규모 단위의 안전장비 지급과 안전교육을 실시하는데 대표적으로 야광조끼와 리어카에 붙일 반사스티커를 지급하며, 지역에 따라서는 경량 리어카를 지급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이 얼마나 실효성있게 진행되었는지 평가가 필요하겠지만, 그동안 무관심하게 방치되다시피 했던 자원재생활동가들에게 제도적인 관심이 마련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위험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사회적 기업 ‘끌림'은 가볍고 안전한 리어카를 직접 개발하고, 그 위에 광고를 부착하여 발생하는 광고수익을 폐지수거 어르신에게 전달한다. 홈페이지를 보면 현재까지 전국 34개 지역구에서 운행되고 있으며 433명의 어르신께 안전한 끌림 경량 리어카를 무상으로 임대해 4억 7천만의 임금을 지급했다고 한다. 이들의 시도는 지역의 자원을 모아 노인들에게 분배한다는 점, 특히 고물상을 협력 주체로 삼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이다.
경량 리어카는 거점 고물상에 보관하여 운영하면서 경량 손수레에 이상이 생길 경우 ‘끌림’에서 수리를 담당한다. ‘끌림’은 광고 수익의 70%를 폐지 수거 어르신에게 전달하고, 나머지 30%는 리어카 유지를 위한 관리비용과 청년 기업 운영비로 사용한다. 또한 한 번 실은 광고는 6개월 동안 이용하게 돼 경량 리어카를 담당하는 어르신은 42만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한다.  희망 리어카로 세상을 바꾸는 스타트업 기업, ‘끌림’
사회적기업 러블리페이퍼는 폐 박스를 시중가보다 5~6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고, 사들인 폐자원을 재활용해 캔버스 작품 등으로 재탄생시켜 판매한다. 자원재생활동가들의 노동환경과 인식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초기에는 노인을 직접 고용하기 보다는 이용자로 만들었고 점차 고용을 늘려가고 있다. 상자를 공급할 재활용품 수집인들을 멤버십화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흥미롭다.
러블리페이퍼가 업사이클하는 목적은 단순히 폐자원을 다시 한번 사용한다는 걸 떠나서 어르신들의 삶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꼭두새벽부터 리어카를 끌고 폐지를 담아 홀로 외롭게 일하던 어르신이 우리와 함께 즐겁게 일하게 된 변화를 말이다. “폐지 줍는 어르신, 빈곤 노인보단 ‘자원재생 활동가’
기사를 통해 알게 된 아이디어 외에도 우리는 관찰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생각했다. 수입이 낮은 폐지 외에 다른 재활용품의 품목을 늘리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현재 폐지 매입 가격은 kg당 약 70원이지만 투명페트병의 경우 kg당 약400원에 거래 되고 있다. 이동 거리가 많다는 문제에 대한 대안은 중간 판매거점을 최대한 많이 만드는 것인데 쓰레기 집하장에 도우미를 두고 활용품 중간 판매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수퍼빈 같은 분리수거 자판기 아이디어를 차용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향하는 곳은 하나다. 우리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원재생활동가들은 바로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이웃이기 때문이다.

일상관찰가가 발견한 이슈

재활용 수집 노동의 가치와 우리의 인식변화
2021년 국립생태원은 폐지 줍는 노인들을 지칭하는 새로운 이름을 공모했다. 많은 이름 중 선택된 것이 바로 ‘자원재생활동가’이다. 이름만 달라졌을 뿐인데 이분들이 하시는 일이 달라보이는 건 기분 탓 일까? 실제로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연구에 따르면 폐지수집 노인들이 우리나라 단독주택 지역에서 배출되는 폐지 재활용 중 약 60.3%에 해당하는 양의 폐지를 수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원재생활동가라는 호칭은 마땅하다.
"폐지 수집 노동이 사회적으로 재조명되는 계기를 마련한 연구라고 보입니다. 이분들의 노동이 온정적인 시선을 넘어서 사회적, 경제적 가치로 산출 되었다고 생각되는데, 그 기여에 걸맞은 사회적 보장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GPS가 알려준 진실 “노인들의 폐지 수집은 사회적 기여였다”
폐지 줍는 노인은 우리 사회에 분명히 존재하는 구성원이다. 우리는 사회적 약자인 이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동시에 이들은 긍정적인 노동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할 의무가 있다. 이 모든 것이 충족 되려면 무엇보다 이들이 하는 노동이 인정받아야 한다. 자원재생활동가의 노동은 쓸모가 없는 노동도, 잉여 노동도 아니다. 공짜 노동은 더더욱 아니다. 분명히 가치 있는 노동을 하고 있음에도 생산성이 낮다는 이유로, 남이 버린 것을 주워 돈을 번다는 왜곡된 시선과 편견으로 사회의 가장자리로 밀려 났을 뿐이다.
이 세상이 굴러가는 이유는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누군가가 대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이 되는 일, 멋진 일은 누구나 하고 싶지만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듯 힘든 일, 고된 일은 누구나 하기 싫지만 누군가가 묵묵히 하고 있기에 세상은 굴러갈 수 있다. 자원재생활동가도 이러한 시선으로 바라보았으면 한다. 사회의 일원으로 그 역할을 다하는 자원재생활동가에게 관심과 존중을 갖고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문제부터 시작해보자.

보다 자세한 활동자료가 궁금하다면?

일상관찰가 자료실
 관찰 & 토론 & 데이터 정리 등 프로젝트 안에서 관찰가들이 나눈 자료를 아카이브한 공간이에요!

함께한 사람들

장윤미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는 걸 알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자원재생활동가분들이 가난해서 쓰레기나 줍는 노인으로 평가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은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시민입니다. 노동의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받는 그날이 오길 바랍니다.
이성희
아주 오래 그저 지나치고 짐작만 해오던 분들과 동행해볼 수 있어 뜻깊었습니다.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를, 함께 살펴보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과정이 새롭고 생동감 있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 곁의 이야기, 데이터에 다가가볼 수 있는 기회가 또 있다면 더 열심히 해보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모쪼록 자원재생활동가의 일상이 더 나아지고 더 많이 인정받을 수 있게된다면 좋겠습니다.
용현우
활동을 하면서 어르신들에게 자원재생활동가라는 이름이 왜 새로 붙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현대사회에 존재하는 직업은 귀천이 없고, 톱니바퀴 처럼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걸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힘들게 일하시는 활동가 분들의 일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바꿔드릴 수 있을까 고민해보고 다같이 얘기도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진 않아서 말하기 부끄럽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최현희
제가 직접 만난 그 분들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었습니다. ‘폐지 줍는 어르신’이 아닌 ‘자원재생활동가’라는 멋진 이름이 지어졌으니, 우리가 그 분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은 따뜻해져야 하지 않을까요?
강인곤
(준비 중)
정재윤
어떻게 보면 낮은 곳에서 정말 필요한 일을 하고 계시는 자원재생활동가 어르신을 뵙게 되서 뜻깊었고 영광이었습니다. 자원재생활동가분들이 계속해서 더 안전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나가시길 바랍니다. 함께한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기회가 있다면 또 봬요!
박광우(모모)
자원재생활동가분들을 멀리서만 바라보다가 일상관찰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부터 제 핸드폰 사진은 리어카로 가득 차기 시작했습니다. 춘천 자원재생활동가분들의 리어카의 불편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고민해서 메이커 리빙랩도 아름답게 마무리하겠습니다.
최정인
일상관찰가 이후에 길을 걷다 많은 자원재생활동가들을 발견합니다. 매번 다른 분들이실 때가 많은데 이렇게 많은 분들을 왜 그동안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쳐갔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아마 당연한 일상 속 풍경이라 생각한 모양입니다. 자원재생활동가분들의 안전과 노동의 가치 또한,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되길 바랍니다.
이상우
(준비 중)
최상희(무화과)
개미자원에서 반갑게 인사하시던 모습, 리어카를 끌고 폐지와 폐자재를 놓치지않고 찾으시던 모습, 버려진 농구장 한 켠에 폐지를 차곡차곡 쌓으시던 모습. 우리네의 일상과는 확연히 다른, 그렇기에 유심히 바라보지 않았다면 미처 알지 못했던 재생활동가들의 일상에서 찾을 수 있던 가치들이 있었습니다. 활동가분들의 삶이 온유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일지 계속해서 고민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조혜진(노래)
자원재생활동에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우리동네리어카 사업을 통해 활동가분들의 작업 환경, 생활 여건이 개선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박유민(트리)
길에서 제가 관찰했던 활동가분을 마주치고 인사를 나눴어요. 리어카가 아닌 한 분의 자원재생활동가로 느끼게 된 활동이었습니다. 춘천의 리어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졌으면 좋겠어요!
윤효주(에바)
폐지 가격이 반토막 났다는 기사를 보는데 전과는 다르게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고 걱정이 됩니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도 일을 마치고 난 후에도 자원재생활동가 분들의 안전과 안정을 위해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을 천천히 꾸준히 해나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관찰부터 메이커활동까지 함께한 일상관찰가 모든분들에게도 마음속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시원(나기)
리어카와 활동가들에게 안전한 도시는 모두에게 안전한 도시일 거예요. 시장 한켠에서 종이를 모으고 100키로 가까이 되는 리어카를 끄는 일이 얼마나 고된지, 일상적 공간이 이들에게 얼마나 불편하고 위험한지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박효경(빵장)
이 작업을 하기 위해 여러 책과 기사를 읽고 짧은 시간이나마 다른 누군가의 삶을 함께 고민했다. 내 시간을 다른 누군가와 나누는 것에 인색하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계속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보고서를 읽고 든 생각을 나눠주세요!

일상관찰가 보고서를 읽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우리 지역에서부터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작은 행동을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아래 캠페인 채널에 방문해 의견을 남겨주세요. 읽고 든 생각, 관련 이슈, 활동 제안, 활동에 대해 궁금한 점 무엇이든 좋습니다!
의견과 함께 연락처를 남겨주신 분들께는 앞으로도 계속될, 자원재생활동가와의 다양한 활동소식을 전해드릴게요!